
중국은 2010년대 중반부터 세계 암호화폐 채굴의 중심지로 자리 잡으며 글로벌 해시파워의 대부분을 점유했습니다. 그러나 2021년 정부의 전면 금지 정책 이후, 채굴 환경은 급격히 재편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내에서는 여전히 기술 혁신과 효율 개선을 기반으로 한 암호화폐 채굴이 비공식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중국의 채굴 기술 발전, 지역별 전력 문제, 그리고 효율적 에너지 활용 방안을 종합적으로 살펴봅니다.
중국 암호화폐 채굴 기술의 발전과 변화
중국의 채굴 산업은 단순한 ‘GPU 기반 개인 채굴’에서 시작했지만, 빠른 기술 진보를 거쳐 고성능 ASIC(Application-Specific Integrated Circuit) 기반으로 진화했습니다. 초기에는 개인들이 그래픽카드를 통해 소규모로 채굴을 진행했지만, 2016년 이후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면서 기업형 채굴장이 급증했습니다. 대표적으로 비트메인(Bitmain), 카난(Canaan), 이방(Ebang) 같은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ASIC 채굴기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이들 기업은 ‘에너지 효율’을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웠습니다. 예를 들어 비트메인의 Antminer S19 시리즈는 이전 세대 대비 약 35% 이상의 전력 효율을 개선했으며, 채굴장에서는 인공지능 기반 해시레이트 제어 기술을 도입하여 불필요한 전력 소모를 줄이는 방향으로 발전했습니다. 2020년대 들어 중국 정부의 규제 이후에도 일부 기술개발은 지속되었습니다. 정식 산업으로 인정받기 어렵게 된 채굴 분야는 대신 ‘데이터센터형 연산 최적화 기술’이라는 이름으로 연구되고 있으며, 일부 기업은 이를 AI 학습용 GPU 클러스터 기술로 전환해 발전시켰습니다. 또한 냉각 기술에서도 혁신이 두드러집니다. 기존의 공랭식 냉각에서 벗어나 수냉식(immersion cooling) 시스템이 보급되고 있습니다. 수냉식 채굴은 장비를 절연 액체에 담가 열을 효과적으로 분산시키는 방식으로, 장비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며 전력 효율을 높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일부 대형 채굴장은 이 방식을 통해 전력 효율을 10~15% 개선하고, 장비 수명을 연장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전력 소비 구조와 지역별 에너지 불균형 문제
중국의 전력 소비 구조는 지역별로 큰 편차를 보입니다. 쓰촨성, 윈난성 등은 수력 발전이 풍부하여 전력 단가가 낮고, 반대로 신장, 내몽골 등은 석탄 발전 의존도가 높습니다. 2018년 기준, 중국의 채굴 해시파워의 약 48%가 수력 기반 지역에서, 36%가 석탄 발전 지역에서 나왔다는 연구 결과(케임브리지 대학교, 2020)가 있습니다. 수력 중심 지역의 장점은 저렴한 전력과 재생에너지 활용 가능성입니다. 특히 쓰촨성의 경우 우기(5~10월) 동안 전력 잉여가 발생해, 이 시기에 채굴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나 건기에는 전력 부족 현상이 발생하여 채굴 효율이 낮아졌고, 이러한 계절적 불균형이 중국 채굴 구조의 비효율성을 낳았습니다. 반면 내몽골과 신장 지역은 저렴한 석탄 발전 전력을 기반으로 연중 채굴이 가능했지만, 탄소 배출량 증가로 인해 환경 문제가 대두되었습니다. 2021년 중국 정부는 “탄소중립 2060 계획”의 일환으로 채굴 금지를 발표하며, 내몽골 지역 채굴장을 전면 폐쇄했습니다. 그러나 폐쇄 이후에도 일부 중소 규모 사업체들이 산업단지 내에서 비공식적으로 채굴을 지속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에너지 관리 기술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AI 기반 전력 분배 시스템,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 실시간 부하 예측 알고리즘 등이 도입되어, 채굴장 전력 운영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중국 서남부 지역 채굴장은 AI 전력제어 시스템을 통해 전력 피크 시간대에 자동으로 일부 채굴기를 정지시켜 평균 전력 효율을 8% 이상 향상했다고 보고했습니다.
효율적 에너지 활용과 지속가능한 채굴의 방향
중국 내 채굴 산업은 규제의 압박 속에서도 ‘에너지 효율화’라는 기술적 과제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최신 ASIC 칩은 이전 세대 대비 단위 전력당 연산량이 크게 증가했으며, 전력 1kWh당 생산 가능한 비트코인 수익률이 약 25% 향상되었습니다. 더불어, 채굴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열(heat waste)’을 재활용하려는 시도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일부 농촌 지역에서는 채굴장의 폐열을 비닐하우스 온도 유지에 활용하고 있으며, 도심 근교에서는 데이터센터형 채굴장의 열을 지역난방망에 공급하는 실험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델은 전력 낭비를 줄이는 동시에 ‘친환경 채굴’ 이미지를 강화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블록체인 채굴 산업은 점차 재생에너지 전환 프로젝트와 연계되고 있습니다. 쓰촨성과 윈난성에서는 수력발전 외에도 태양광과 풍력 발전과의 연계를 통해, 채굴장의 전력 공급원을 다양화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일부 지역 정부는 ‘재생에너지 기반 데이터센터’라는 명목으로 제한적 채굴 활동을 허용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미래 전망 측면에서 보면, 중국은 완전한 채굴 금지에서 점차 ‘관리형 허용’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디지털 위안화(CBDC)의 확대와 블록체인 인프라 산업 발전이 병행되면서, 정부는 기술적 가치가 있는 채굴 인프라를 일정 부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단, 모든 채굴은 정부의 에너지 감시 체계 하에 투명하게 운영되어야 하며, 불법 전력 사용은 엄격히 단속될 것입니다. 즉, 중국의 채굴 산업은 ‘전력 효율 + 친환경 + 규제 준수’라는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중이며, 에너지 절감형 기술을 확보한 기업만이 생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론
중국의 암호화폐 채굴 산업은 단순한 고전력 산업에서 벗어나, 기술 혁신과 에너지 효율화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 채굴 산업’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저렴한 전기가 경쟁력이었지만, 이제는 냉각 기술, AI 전력관리, 재생에너지 연계가 핵심 경쟁 요소로 자리 잡았습니다. 규제 환경이 여전히 엄격하지만, 기술적 효율성의 향상은 불법 채굴의 경제성을 낮추고 합법적 산업 전환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결국, 중국의 채굴 산업은 환경 지속성과 기술 경쟁력을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