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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게임 왜 사라졌나?(구조적 문제, 유저이탈, 토큰 경제 붕괴)

by psiworld 2025. 11. 5.

블록체인 기술과 게임 산업이 결합한 Play-to-Earn(P2E) 게임은 한때 전 세계 투자자들과 유저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NFT 자산을 활용하고, 게임을 하면서 실제로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개념은 기존 게임과 차별화되는 혁신적 모델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수많은 P2E 프로젝트들이 단기간에 흥행했지만, 대부분이 불과 1~2년 안에 붕괴되었고, 현재는 거의 자취를 감추다시피 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블록체인 게임이 실패한 근본적인 이유를 '게임 구조의 한계', '유저 이탈', '토큰 경제의 붕괴'라는 핵심 키워드를 중심으로 깊이 있게 분석해봅니다.

구조적 문제: 게임이 아닌 ‘투자 상품’으로 설계

블록체인 게임의 시작은 기술 혁신에서 비롯되었지만, 문제는 이 기술이 '게임'에 우선 적용된 것이 아니라 '수익 모델'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입니다. 대부분의 P2E 게임은 플레이어의 재미보다도 투자자 유치를 위해 설계되었습니다. 즉, 게임이 아닌 ‘금융 상품’으로 변질되었던 것입니다. 실제로 P2E 게임은 초기에 NFT 캐릭터, 아이템, 토큰 구매를 통해 유입을 유도합니다. 일정 금액을 투자한 후, 게임을 플레이하면 토큰이 쌓이고, 그 토큰을 환전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이는 겉보기엔 '노동의 대가'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투자금을 회수하려는 ‘채굴형 경제모델’에 가깝습니다.

문제는 이 구조가 신규 유저의 지속적인 유입 없이는 유지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초기 참여자는 수익을 볼 수 있지만, 후속 유저들은 점점 적은 보상을 받게 되며, 결국 손해를 보고 이탈하게 됩니다. 이는 흔히 말하는 ‘폰지 구조’와 유사한 형태를 띠며, 단기적인 수익은 가능하더라도 장기적 지속성은 매우 낮습니다. 또한, 대부분의 P2E 게임은 콘텐츠의 질이나 몰입감 있는 게임 플레이보다는, 토큰 수익률과 NFT 가치 상승에 모든 역량을 집중했습니다. 재미없는 게임, 단순한 반복 과제, 의미 없는 클릭 작업 등이 일상화되면서 일반 게이머들은 흥미를 느끼지 못했고, 코어 유저층 형성에도 실패했습니다. 그 결과, 게임 생태계는 ‘유저’가 아닌 ‘투자자’로만 구성되어 지속성에 치명적인 약점을 안게 되었습니다.

유저 이탈: 수익이 줄자 사라진 충성도

게임의 생존은 결국 유저에 달려 있습니다. 하지만 P2E 게임의 유저들은 ‘게이머’가 아니라 ‘수익 추구자’였습니다. 이들은 게임 자체보다는 보상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수익성이 떨어지는 순간 즉각적으로 게임을 떠나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P2E 게임의 보상 시스템은 일반적으로 초기에는 높은 수익률을 보장합니다. 그러나 유저 수가 늘어나고, 토큰 발행량이 많아질수록 보상은 점점 줄어듭니다. 수요 대비 공급이 과잉되면, 자연스럽게 토큰의 가치는 하락하고, 수익률도 떨어지며, 유저들의 기대는 무너집니다. 특히, 채굴형 구조에서는 초기에 집입하지 못한 유저들이 후속 진입 시 불이익을 받기 때문에, 이탈 속도도 빠를 수밖에 없습니다.

더 큰 문제는 커뮤니티 붕괴입니다. P2E 게임은 유저 간 NFT 거래, 길드 활동, 협력 플레이 등을 기반으로 합니다. 하지만 유저 수가 급격히 줄어들면 이러한 기능은 무용지물이 되고, 게임 생태계 자체가 붕괴됩니다. 커뮤니티가 사라진 게임은 단기간에 고립되고, 더 이상 새로운 유저가 유입되지 않는 악순환에 빠집니다. 예를 들어, ‘엑시 인피니티’는 한때 하루 수백만 명이 접속하던 대표적인 P2E 게임이었지만, 유저 증가로 인한 토큰 가치 하락, 보상 감소, 해킹 이슈 등이 겹치며 빠르게 몰락했습니다. 유저들은 더 이상 게임에 남을 이유를 느끼지 못했고, 투자금 회수를 위해 대규모 매도세가 이어졌습니다. 결과적으로 토큰은 휴지조각이 되었고, 게임은 유령 플랫폼으로 전락했습니다.

토큰 경제 붕괴: 무너진 인센티브와 인플레이션

블록체인 게임의 핵심은 ‘토큰 이코노미(Token Economy)’입니다. 이는 유저 보상, NFT 가치, 유통량, 소비처 등 다양한 경제적 요소를 조화롭게 설계해야 가능한 모델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P2E 게임은 이 구조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 단기적 수익을 위해 무분별하게 토큰을 발행하고, 과도한 보상을 제공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대표적인 문제는 인플레이션입니다. 게임 내에서 토큰은 유저가 보상을 받을 때마다 계속 생성됩니다. 하지만 그 토큰을 ‘쓸 수 있는’ 구조가 없다면, 공급만 늘어나게 됩니다. 결국 시장에 토큰이 넘쳐나면서 그 가치는 급격히 하락하게 됩니다. 이 하락은 유저 신뢰를 무너뜨리고, 투자금 회수 심리를 자극하여 매도세로 이어집니다.

더불어, 토큰을 활용할 수 있는 내부 소비 시스템이 부실한 것도 문제였습니다. 일반 게임에서는 아이템 구매, 장비 강화, 캐릭터 업그레이드 등 소비 유인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많은 P2E 게임은 외부 시장에서 현금화하는 것을 유일한 출구로 삼았기에 내부 순환 경제가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토큰을 스테이킹하거나, 장기 보유 시 추가 보상을 주는 구조도 많았지만, 이는 단기적 방어 수단에 불과했습니다. 토큰의 본질적 가치와 게임 내 활용성이 결여된 상태에서 이러한 보상 모델은 오히려 사용자 수요를 왜곡하고, 가격 거품을 만드는 요인이 되었습니다. 또한, 대부분의 프로젝트는 DAO(탈중앙화 자율조직), 커뮤니티 거버넌스, NFT 유틸리티 등의 개념을 앞세웠지만, 실질적으로는 아무런 기능도 하지 못한 채 '장식물' 수준에 머무른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런 점은 유저에게 ‘신뢰의 붕괴’로 작용했고, 장기 보유보다는 단기 매도와 이탈로 연결되었습니다.

결론 :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게임성'과 '지속 가능성'

P2E 게임의 실패는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 설계의 본질적 결함에서 비롯된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블록체인 기술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이를 도입한 방식에 있었습니다. P2E 게임 대부분은 유저의 수익을 보장하는 데만 초점을 맞추고, 게임으로서의 기본적인 재미와 몰입 요소를 경시했습니다. 토큰 생태계는 불균형했고, 콘텐츠 품질은 낮았으며, 커뮤니티는 수익에 따라 움직이는 불안정한 구조였습니다.

앞으로 블록체인 게임이 진정한 의미에서 'Web3 게임'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단순한 수익 구조가 아닌, 게임 본연의 재미와 경제적 유연성, 유저의 지속 가능한 참여 유도를 우선시해야 합니다. 실질적 소비가 가능한 토큰 구조, 플레이 동기를 강화하는 콘텐츠, 투자자와 유저의 경계를 허무는 UX 설계가 뒤따를 때,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